‘꿈의 소재’ 탄소 나노튜브를 주목하다


LG화학, 탄소 나노튜브 1200톤 증설… 2021년 1분기까지 여수공장에 약 650억원 투자
금융권과 손잡고 코로나19 위기 정면돌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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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꿈의 소재 탄소나노튜브를 1200톤 증설한다.>

LG화학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LG화학은 27일 2021년 1분기까지 약 65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에 탄소 나노튜브(CNT) 1200톤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기존 500톤과 합쳐 총 17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탄소 나노튜브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및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신소재다. 기존의 소재를 훨씬 뛰어넘는 특성 때문에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항공기 동체 등에 폭넓게 쓰인다.

안상현 기자 press@iunews.co.kr

급성장하는 탄소 나노튜브 시장 적극 공략

LG화학은 이번 증설 배경과 관련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과 더불어 최근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용도로 급성장하는 탄소 나노튜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전재는 전기 및 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로 소형 및 중대형 리튬이온배터리 전반의 첨가제로 쓰인다. 특히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활물질로 구성된 양극재 내에서 리튬이온의 전도도(Conductivity)를 높인다.
탄소 나노튜브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의 카본블랙 대비 약 10% 이상 높은 전도도를 구현해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줄이고 그 공간을 필요한 양극재로 더 채워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탄소 나노튜브 수요는 2019년 3000톤 규모에서 2024년 1만3000톤 규모로 연평균 34%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 선도업체로 탄소 나노튜브를 리튬이온배터리에 적극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북미, 유럽, 중국 등 글로벌 IT소재 업체 및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 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며 2022년에는 추가적인 증설도 검토할 예정이다.

독자 기술 기반 양산체제로 미래 시장 공략

이번 투자를 통해 LG화학은 석유화학 분야에서 추진 중인 차별화된 기술 기반의 제품구조 고도화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2011년 탄소 나노튜브 독자 기술 개발을 위한 R&D에 본격 착수해 2013년 20톤 규모의 파일럿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 2014년에 전지용 소재 및 전도성 컴파운드 제품을 개발했고 현재 탄소 나노튜브 관련 분야에서만 약 250여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유동층 반응기를 통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 기존의 분말 형태에서 고객이 사용하기 편한 압축 형태까지 다양한 탄소 나노튜브 제품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또한 발열 갱폼(Gang Form: 공사용 대형 거푸집), 고압 케이블 피복 내부의 반도전층, 건축용 고강도 콘크리트 등 탄소 나노튜브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용도를 개발해 시장에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글로벌 소재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된다”며 “향후 탄소 나노튜브를 비롯해 차세대 고부가 소재 분야에서도 독자 기술 및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시장선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7000억원 규모 ‘그린론’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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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코로나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금융권과 손잡고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세계 배터리 시장 제패에 적극 나선다.>

한편 LG화학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금융권과 손잡고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세계 배터리 시장 제패에 적극 나선다. LG화학은 지난달 23일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5.5억유로(약 7000억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 조달 계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린론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분야로 용도가 제한된 대출 제도를 뜻한다.
이 자리에는 차동석 LG화학 부사장(CFO)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권우석 수출입은행 본부장, 오경근 농협은행 부행장 등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그린론 조달은 LG화학이 2019년 12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과 체결한 5년간 50억불 규모 ‘산업·금융 협력프로그램’의 첫 성과다. 코로나로 인해 경색된 외화 조달 여건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등 금융권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적절한 때에 좋은 조건으로 조달된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이번 7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로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등에 소요되는 투자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2020년 배터리 분야 시설 투자에 약 3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뛰어넘어 1600억불(약 2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약 150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2024년 배터리 분야에서만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편 LG화학과 산업은행은 코로나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도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LG화학이 600억원, 산업은행이 900억원을 출연해 조성한 ‘동반성장 펀드’는 협력회사의 설비 투자 등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저리 대출 펀드로,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가 상반기 내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양사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업체당 대출 한도는 50억원 규모로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한 협력회사들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전망된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이번 그린론 조달은 배터리 사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권 및 소·부·장 협력회사들과 적극 협력해 세계 배터리 시장 석권은 물론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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