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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기업 수익성 올라가고 가계 실질구매력 높아져

조선 석유화학 업종 수익성 악화 우려

美 금리인상시 신흥국 불안 부정적 영향 우려

정부가 최근의 국제 유가 하락에 대해 우리경제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저물가 현상이 더 깊어지고 조선·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 악화는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신흥국의 불안이 옮겨질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발표한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유가 하락은 시차를 두고 우리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오일 등 원유 공급이 늘었고 달러 강세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요인 완화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원유가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원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기재부는 “미국의 셰일오일 등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당분간 낮은 유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기업의 생산비 절감과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높여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다. 기업은 중간재 비용의 하락으로 수익성이 증가해 투자 및 생산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가계는 수입물품 단가 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증가해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산업연관표 분석 결과 유가가 10% 하락하면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0.41% 수준의 실질소득(GNI) 증대 효과가 난다”며 “기업 수익성 증가가 국내 제품가격 인하로 이어질 경우 소비, 투자, 생산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유가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세계경제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유가하락을 통한 경기회복 효과는 과거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봤다. 또 산유국의 재정난으로 경기부진이 심화될 경우 산유국으로의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에서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저물가가 이어져 경상성장률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부는 우려했다. 또 조선이나 석유화학 업종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기재부는 “유가하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와 투자 개선을 위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과거 미 금리인상시 파급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방식이 2000년대 중반과 유사할 전망이나 파급효과는 당시보다 국가별 차별화 및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994년 금리 인상 당시에는 시장에 예고 없이 갑작스레 금리를 올렸지만, 2004년 금리인상 때는 수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해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혼란이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는 신흥국의 부상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공고했지만 지금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미약해 취약하다는 점이 다르다. 기재부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은 급격한 자본 유출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나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불안이 커질 경우 수출경로 등을 통해 우리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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