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추격 따돌리자" 고기능·고부가 시장서 새성장동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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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추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잇는 국내 화학업계가 친환경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 뻔한 범용 시장에서 벗어나 고기능·고부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않은 바이오 플라스틱 '에코젠'을 곧 가입자식별카드(USIM)과 프리미엄 칫솔용으로도 공급키로 하는 등 에코젠 영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K그룹 계열사에 에코젠으로 만든 식판을 공급하고 우리카드의 '가나다 체크카드'에 에코젠을 적용한 것은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SK케미칼은 앞으로 연 9,000만톤에 달하는 세계 신용카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친환경 화학원료의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석유 대신 톱밥이나 나무조각으로 화학 원료를 만드는 연구를 지난 7년여 간 진행한 끝에 최근 바이오 부탄올의 개발을 완료했다.

바이오 부탄올은 친환경 연료로도 유명하지만,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연료보다는 의약품·화장품·페인트·합성고무의 원료로 판로를 찾겠다는 것이 GS칼텍스의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용 친환경 고무인 SSBR에 이어 친환경 아스팔트 첨가제인 '리드캡(LEADCAP)'으로 신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리드캡은 친환경 아스팔트 첨가제로, 가열 아스팔트와 혼합하면 기존 아스팔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 적은 중온 아스팔트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전북 익산의 도로 공사에 적용하는 등 사업영역 확대를 타진하고 있다. 이밖에 효성은 지난 2009년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나일론 원사 '마이판 리젠'을 세계 시장에서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화학업계가 이처럼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우선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의 경우 중국의 지난해 총 생산량은 1,830만톤으로 우리나라(840만톤)의 두 배가 넘었다. 범용 플라스틱·합성고무 등도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 시장의 친환경 트렌드도 이 분야 사업을 넓히는 주요 요인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2011년 흔히 사용되는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생분해성 제품 사용을 권장하는 등 섬유·석유화학 제품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추세다.

효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능성뿐만 아니라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국가 규제로 업체마다 친환경 제품 사업을 넓혀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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