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는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생산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수출가격 하락이 가능해 국내 산업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석유화학산업, 자동차산업, 플랜트산업 등 일부 산업은 유가하락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

◆ 유가 10% 하락하면 제조업 생산비용 1.04% 감소

유가하락은 제조업, 서비스업을 가리지 않고 생산비용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유가가 10% 하락하면 제조업 1.04%, 서비스업 0.28%의 생산비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석유를 직간접적인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제품(-7.92%), 석유화학(-2.02%), 운송업(-1.03%) 등은 특히 생산비용 감소 효과가 크다.

생산비용 감소는 곧 수출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시켜준다. 특히 한국 경제는 원유수입 비중이 다른 경쟁국보다 높아 유가하락의 이득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세계 산업연관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한국은 전산업 생산비가 0.76% 감소하는데 비해 일본은 0.34% 감소하는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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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10%) 시 산업별 생산비 하락 효과. /KDI 제공

KDI는 “유가가 10% 하락하면 한국의 제조업 수출은 0.55% 증가할 것”이라며 “석유제품, 기타화학 등의 수출 증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기전자, 정밀기기, 운수장비 등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출 증가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수출 늘어도 판매가격 감소가 더 타격…석유화학·플랜트 등 암울

석유화학산업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생산비용이 감소하지만, 그만큼 판매가격도 떨어져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 동향을 보면 HDPE는 12월 첫째주 가격이 1280달러 수준으로 전주 대비 80달러 하락했고, 스티렌은 한달 새 25% 급락했다. 판매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구매업자들이 구매 시기를 늦추면서 석유화학산업은 재고 누적의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정유업계도 유가하락으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2013년 2분기 이후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연료비 부담 감소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환경자동차 판매는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자동차 수출에서 러시아, 중동 등 에너지 수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도 악재다. 국내 자동차 수출에서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데, 저유가로 이들 국가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자동차 수출도 부진이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수요도 줄고 있다. 석유개발업체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해양플랜트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유가 시절에 주목받던 신재생에너지산업도 투자가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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