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잘 휘어지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및 롤투롤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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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전극 층을 제외한 모든 층을 롤투롤 그라비아 프린팅을 통해 제작하는 모식도와 실제 공정 사진, 그리고 완성된 롤>

 

 

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 (서장원 책임연구원, 신성식 선임연구원, 정재훈 전 박사후연구원)은 유연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2019년 8월에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 NREL에 당시 세계 최고효율이었던 25.2%을 기록한 바 있다. 지금까지 NREL에 기록된 전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효율은 전부 딱딱하고 두꺼운 유리기판으로 만들어진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효율이었다.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넓은 면적에서 높은 효율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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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발된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모식도>

 

미래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건물, 자동차 등에도 활용을 넓히려면 유연한 형태의 태양전지가 필요한데, 연구팀은 이를 위해 잘 휘어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리기판으로 만드는 딱딱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낮아,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논문에 보고된 효율은 20%를 넘지 못했다. 연구팀은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로 세계 최고 수준인 20.7%를 달성했다.
페로브스카이트를 유연하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잘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 위에 만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고온공정으로 제작할 수 없어서 효율을 높이는 데 지금까지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낮은 온도로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층 중에서, 전자를 이동시키는 전자수송층을 신규 이중층 구조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작은 주석산화물(SnO2) 입자가 촘촘히 들어간 첫 번째 층을 구성하고, 그 위에 큰 주석 아연산화물(Zn2SnO4) 입자가 듬성듬성하게 있는 다공성 구조로 두 번째 층을 만들었다. 이러한 다공성 구조체가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생성된 전자를 보다 잘 수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전자수송층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올라가는데, 이 전자수송층의 울퉁불퉁한 구조에 영향을 받아 페로브스카이트 층 속 결정이 크고 고르게 자랄 수 있었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결정이 크고 고를수록 전자가 잘 이동할 수 있어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결정이 작으면 결정 사이의 경계면 흠 때문에 전자가 잘 이동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의 효율은 결국 빛을 받으면 전자가 얼마나 많이 잘 이동하는가에 달려있는데, 본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수송층을 통해 20.7% 효율을 달성했다. 또한 연구팀은 20x20 cm2의 대면적에서도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었다. 본 연구성과는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33.250’ 11월호에 게재되었다.

 

빠르게 인쇄가능한 롤투롤 공정 최초로 파일럿 스케일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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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적 (400 cm2)에서의 유연 태양전지 구현 모습>

 

한편,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서장원 책임연구원, 김영윤 선임연구원)은 핀란드의 연구소인 VTT Technical Research Centre of Finland와 함께,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신문을 인쇄하듯 그라비아 프린팅*으로 빠른 속도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구현했다. 향후 고효율 소재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물질을 용매에 녹여서 용액 형태로 만들고 기판 위에 페인트를 칠하듯 도포하면, 용매는 날아가고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결정이 형성되는 방식으로 만들어 왔다. 이러한 쉽고 간편한 제조방식은 장점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이 결정화 과정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 결정의 크기와 모양이 고르게 자라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박막 형태로 제작하기 어려워,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2014년에 비용매*를 사용해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결정화 과정에서 페로브스카이트를 비용매에 순간적으로 접촉시켜서 결정을 고르게 자라게 하는 방법이다. 이 비용매접촉법은 현재까지 전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에 널리 이용되어 오고 있다.하지만 이 비용매가 인체에 유해하고, 비용매 접촉 시간을 몇 초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해야 해서 롤투롤 공정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공정시간 변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비용매(삼차부틸알코올, tert-butyl alcohol)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롤투롤 공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구현했다.
이 성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지인『Nature Communications, IF:12.121』10월호에 게재되었다. 위 두 가지 성과는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 및 Go! KRICT 프로젝트와, 에너지기술평가원 및 글로벌프론티어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연구책임자 서장원 단장은 “현재, 유연 태양전지의 세계최고효율은 무기박막 태양전지에서 20.8%(스위스 EMPA)의 효율을 보고하고 있어 본 연구결과는 이에 비견될 만한 매우 우수한 결과다.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롤투롤 용액 공정으로 만들 수 있어 저렴하고 가벼우며 곡선에도 부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자동차, 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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