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잘 모르나 일본기업이 잘 아는 국제인증


소비재 국제인증 몬드셀렉션, 일본 내 인지도 매우 높아
많은 일본기업이 마케팅에 활용, 중국 및 대만 기업의 취득 사례도 증가

<몬드셀렉션 인증 표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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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ww.marunaga.com

‘몬드셀렉션’라는 국제인증은 국내에서 생소할 것이다. 몬드셀렉션(Monde Selection)은 벨기에에 본사를 둔 단체로, 1961년 설립 이후 전 세계 소비재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평가 대상 제품군은 식품, 음료, 주류, 화장품, 건강식품, 수돗물 등임. 제품당 1,200유로(2019년 기준)의 참가비를 납부한 모든 제품이 평가대상이 된다.
약 80명으로 구성된 각 분야 전문가가 맛, 위생, 표기상의 성분의 정확성, 원재료,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종합 점수에 따라 최고 금상(grand gold medal), 금상(gold medal), 은상(silver medal), 동상(bronze medal)이 각각 수여된다. 수상 이후 3년간 인증마크를 제품 및 홈페이지 등에 표시하여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식품분야 중심으로 몬드셀렉션 인증 사례 확산

<일본기업의 몬드셀렉션 인증을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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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ww.nihon-cornstarch.com, www.hakutsuru.co.jp, www.reijin.biz

2019년 몬드셀렉션 심사에는 전 세계 90개국 1,043개사가 참가해 약 3,000개 제품이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식품분야를 중심으로 몬드셀렉션 수상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1966년 닛신세이카(日&#28165;製菓)사가 자사의 비스킷 제품으로 몬드셀렉션 트로피를 수상, 이를 패키지, TV 광고에서 적극 홍보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2007년에는 주류 대기업인 산토리(サントリ&#12540;)가 자사 맥주제품으로 3년 연속으로 최고 금상을 수상,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것이 일본에서의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바 있다. 2019년 현재도 일본기업이 몬드셀렉션 수상을 마케팅에 홍보하는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일본 업계 및 소비자의 인지도는 그야말로 ‘갑’

몬드셀렉션은 한국에서의 지명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일본에서는 관련 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도 인지도가 매우 높다. KOTRA 후쿠오카 무역관이 식품 및 소비재 관련 일본 기업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 이상이 몬드셀렉션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봤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동일 설문 결과 몬드셀렉션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봤다는 응답자는 10%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의 한 언론기관이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응답자 중 80% 이상이 몬드셀렉션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었다. 이 비율은 여타 유사한 식품 관련 국제인증 대비 두드러지게 높은 비율이다.

<식품분야 국제인증에 대한 일본 소비자 인지도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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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nfoseek

2017년 8월에 실시된 ‘식품음료 쇼핑에 관한 설문’(食品料の買い物にするアンケト)에 의하면 응답자 중 약 60%가 몬드셀렉션 수상 표식의 유무가 해당상품에 대한 구매의욕을 높인다고 답변했다. 상품 구매의 결정적인 이유로 33.7%의 응답자가 ‘몬드셀렉션 수상 표식’이라고 응답함. 이 비율은 ‘홍보 카피’, ‘제품에 대한 서비스정보’를 구매의 결정적인 이유로 꼽은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몬드셀렉션은 일본시장에서 유독 인지도가 높아 유럽에 근거지를 두고 매년 유럽에서 심사 및 시상을 하는 국제 인증임에도 일본기업 제품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몬드셀렉션 수상 제품과 기업의 대륙별 내역(2017년)을 살펴보면 약 80%가 아시아 기업 및 제품이 차지하고, 이 중 대부분이 일본기업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몬드셀렉션 수상 기업/제품의 대륙별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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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nfoseek

일본 공중파 방송국인 TV도쿄는 최근 수년간 몬드셀렉션 수상 제품 중 약 70%는 일본기업 제품인 것으로 보고 이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시상식은 매년 6월경 유럽 내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는데, 행사 기간에는 개최지에 일본기업 관계자가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 보도되고 있음. 2017년에는 인구 약 40만 명의 섬나라인 몰타에서 시상식이 개최됐는데, 시상식 기간에 수천 명의 일본 기업명이 이곳을 찾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지 전문가는 많은 일본기업이 몬드셀렉션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유로 몬드셀렉션 인증의 특징과 일본인의 소비성향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몬드셀렉션은 상대평가가 아닌 제품이 일정기준을 갖추기만 하면 인증이 부여되는 절대평가 방식을 취하는 한편, 연도별 수상 제품 수에 제한이 없으며 1,200유로의 응모 비용을 지불하면 간단하게 참가할 수 있어 여타 국제인증 대비 진입장벽이 낮은 점이 기업 입장에서는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한 기업경영 컨설턴트는 KOTRA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식품이나 소비재 분야에서 상품의 선택폭이 매우 넓어 온전히 자신의 주관으로 제품을 고르기가 어렵다는 소비자가 많다”고 하며, “몬드셀렉션을 활용한 마케팅 성공사례가 쌓이면서 더 많은 기업이 몬드셀렉션 인증 취득을 추진하고, 이를 다시 많은 기업이 홍보하면서 일본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순환과정을 거쳐 몬드셀렉션이 일본시장에서 현재의 지위를 획득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시사점

몬드셀렉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일부 제기되고 있기도 하나 여전히 일본 내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식품, 음료, 화장품 등의 품목으로 일본시장 개척을 추진할 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제 인증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인지도만 유독 높은 점, 심사 대상 제품 중 대부분이 수상을 하는 현상으로 인해 몬드셀렉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는 상품의 품질을 종합적으로 평가분석하는 기관이 없고, 식품 표시에 관한 규정을 두는 데 그치고 있는데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제조·판매기업이 자사의 확인 조사 및 자체적인 마케팅뿐만 아니라 권위가 있는 제3자 기관을 통한 상품 평가 심사를 의뢰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들어 몬드셀렉션에 대한 일본 시장에서의 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한편 2018년 이후 몬드셀렉션에 중국, 대만기업의 주류 및 가공식품의 수상 사례가 크게 증가하는 점은 특기할만한 사항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경영 컨설턴트는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대일 수출을 위한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일 것”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대만에서 일본 식품 및 주류에 대한 수요가 대단히 높은데, 몬드셀렉션 수상을 통해 ‘일본 제품과 견줄 수 있다는 대외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함으로써 중국 및 대만의 내수시장을 염두에 둔 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본고는 [관련 업계 인터뷰, TV도쿄, 일본경제신문, Infoseek뉴스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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