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신규 가스전 발견으로 천연가스 자급시대 열리나


아부다비, 샤르자 내 신규 가스전 발굴로 2030년 내 천연가스 자급화 기대
향후 생산량 증가와 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원 부상 시 천연가스 수출도 가능

 <Jebel Ali 가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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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Dubai Media Office

지난 2월 3일, UAE 정부는 두바이(Jebel Ali)와 아부다비(Saih As Sidirah) 접경 5,000㎢ 규모의 지역에서 최대 매장량 80조 입방피트(TCF, Trillion Cubic Feet)의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며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가 참석한 가운데,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Abu Dhabi National Oil Company)과 두바이공급청(DUSUP, Dubai Supply Authority) 간 합작법인 계약이 체결되고 양 사가 새롭게 발견된 Jebel Ali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0여 차례의 탐사 및 평가정 시추를 통해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한 ADNOC은 향후 추가 탐사와 평가를 통해 회수가능량 등 추가정보를 파악하고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해당 가스전을 통해 생산된 천연가스는 Dusup을 통해 UAE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부다비·샤르자 가스전 발견

<샤르자 Mahani 가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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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Sharja Media, 현지언론(Gulf News)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 가스전이 세계 최대 규모 가스전으로 알려진 투르크메니스탄 가스전보다 그 규모가 더 크고 매장층이 깊지 않아, 기존 아부다비 등지에서 발견된 고유황 가스전보다 개발/생산비가 비교적 낮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장지 규모가 5,000㎢로 넓어 정확한 매장량과 회수가능량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탐사 및 평가정 시추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이와 관련, 사미르 모시스 S&P 선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연이은 가스전 발견으로 UAE의 천연가스 자급화 가능성은 커졌지만, 아직까지 가스전의 정확한 규모와 개발비용 등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지금 예상하는 수준보다 자급화에 더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수 가능량이 총매장량의 1/10 수준인 8 tcf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할지라도 UAE 천연가스 자급화를 가능하게 할 정도의 충분한 양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27일에는 샤르자국영석유회사(SNOC, Sharjah National Oil Company)와 파트너사인 이탈리아 ENI사가 샤르자 Mahani 지역에서 가스-콘덴세이트(액체 탄화수소)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Mahani 가스전은 1980년 이후 샤르자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가스전으로 총 매장량과 회수가능량 등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추가 탐사와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일 5천만 입방피트(cubic feet)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NOC는 2019년 초, 이탈리아 ENI사와 샤르자 지역 탐사개발권 계약(Concession agreement)을 체결했으며 해당 가스전 탐사 및 개발에 대해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천연가스 자급화를 통한 에너지안보 확보

UAE 내 가스전 중 상당수가 많은 양의 황화물(Sulphide)과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사워가스전(Sour Gas Field)으로 장비 등 생산 인프라를 쉽게 부식시키며 처리 과정에서도 고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매장량 273TCF로 전 세계 6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임에도 여전히 연간 소비량의 3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UAE 최고석유위원회(SPC)는 지난 2019년 11월 4일, UAE의 가스 확인 매장량을 30여 년 만에 63TCF 늘어난 273 TCF 수치로 수정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UAE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치고 전세계 천연가스 보유 매장량 6위국으로 올라섰다. 수입량 중 대다수는 Dolphin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인근 카타르로부터 수입하고, 일부는 액화천연가스(LNG)형태로 수입하고 있다.

<Dolphin 해저 파이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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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il & Energy Investor.com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카타르 경제 봉쇄에 UAE 정부가 동참하며 UAE와 카타르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카타르-UAE 간 천연가스 공급 계약이 종료되는 2032년 이후로는 천연가스 수입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 때문에 UAE 정부는 최근 새롭게 발견된 가스전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 역내 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통해 자급화가 가능해질 경우 에너지 안보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고 향후 역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UAE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1일 74억 입방피트(BCF)이며 지속적인 가스전 개발과 이번 신규 가스전 발견으로 향후 10년 내 천연가스 자급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는 천연가스 대부분을 발전에 활용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2019년에는 천연가스 사용량 중 95.5%를 전력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이러한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2029년에 이르러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 중 전력 생산 활용 비율은 66.4%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전력생산 활용 비율과는 별도로 천연가스 자체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대표적으로 석유회수증진(EOR, Enhanced Oil Recovery)을 통한 산출량 확대를 위해 사용되는 수반가스(Associated Gas)와 해수 담수화 플랜트 에너지원으로서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 추이 (단위: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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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itch Solutions

천연가스 수출 가능성도 커져

UAE는 하일 앤 가샤(Hail and Ghasha) 등 기존 가스전을 통한 공급량 확대와 지속적인 가스전 탐사를 통한 가스전 발견으로 2030년 내 천연가스 자급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나, 천연가스 목표 생산량에 근접한 이후에도 천연가스 공급 계약상 수년간은 카타르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지속해야 한다.
이에 따라 UAE 내 천연가스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UAE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음. 이와 관련, 수년 내 수출을 위한 내륙액화설비(Onshore liquefaction facility)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이 확대될 경우 천연가스 소비량 중 발전 활용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UAE 정부의 천연가스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UAE는 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중동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바라카 원전을 건설했음. 해당 원전은 당초 2017년 가동예정이었으나 연기된 이후 올해 3월 4일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연료장전을 완료됐다. 원전 1호기는 운영허가를 받아 조만간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발전총량은 1.4GW에 달함. 이후 원전 4대가 모두 가동될 경우 예상 발전량은 총 5.6GW로 이는 UAE 발전 총량의 25%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술탄 알-자베르 ADNOC CEO는 UAE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2배 가까이 확대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며 이미 지난 10년간 UAE의 에너지 믹스 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망 및 시사점

UAE 정부는 지난 2017년 ‘에너지 전략 2050(Energy Strategy 2050)’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UAE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중 청정에너지의 비율을 50%까지 높이고 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낮출 예정이다. 이와 관련, UAE는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로부터 태양력과 수소 등의 청정에너지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책임질 발전원으로 천연가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 정부가 목표하는 2050년 에너지믹스는 청정에너지 44%, 천연가스 38%, 청정탄(Clean Coal) 12%, 원자력 12%이며 천연가스의 비중이 38%로 적지 않다. 천연가스는 발전단가가 다소 높지만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임에도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큰 장점이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이라는 UAE 정부의 에너지 정책 목표에도 부합하다.
천연가스 수요는 세계적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음. 중국은 전 세계 LNG 추가 수요의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미 일본을 넘어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다만, 이러한 천연가스 수요는 UAE 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는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UAE가 천연가스 수출을 시작한다면 기존 천연가스 수출국들을 비롯해 셰일 기반 LNG 생산이 가능한 미국 등과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UAE의 국가 수입이 대부분은 원유 수출로부터 발생했다. 전기차의 등장과 각국의 신재생/청정에너지 개발은 산유국에 큰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UAE는 일찍부터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고 산업 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UAE에 있어 천연가스는 장단기적으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임. 석유 소비량이 2030년에 이르러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천연가스의 사용 비중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 LNG산업은 UAE의 에너지 구성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최근 가스전 발견과 무관하게 UAE는 자국의 에너지원 다각화와 천연가스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UAE 정부는 수소에너지 부문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잠재적 수소 생산국으로서 한국과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본고는 [Fitch Solutions, 현지 언론(Gulf News, Khaleej Times, The National), Oil & Energy Investor.com, Dubai Media Office 및 KOTRA 무역관 자료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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