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관건
산업별 인증 획득 시 시장진출 가능성 높아져


일본 관재 시장에 진출기회가 있을까. 해외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몇 년 간 도쿄올림픽 관련수요 등으로 일본 건설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일손부족으로 인해 일부품목 납기가 6개월 이상인 경우도 많이 있고 납품단가도 전반적으로 올라가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조성 되고 있다. 현지 바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업계동향과 건자재 시장의 특징, 우리 기업의 진출전략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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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재시장 동향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관재시장 규모는 2018년 6,226억 엔을 기록했다. 관재는 기존에 금속제가 많았으나, 금속제에 비해 플라스틱제가 시공과 가공이 용이하고, 내구성도 우수하다고 알려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몇 년 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 재개발, 올림픽 관련시설 건설수요 등으로 건설시장이 호황이었다. 이러한 수요가 일단락되면서 향후 성장보다는 안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 시장규모는 6,629억 엔으로 예측되어, 2018년 대비 101.9%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에도 일본시장 진출 기회는 있다. 가격경쟁력, 납기단축은 물론 일본에서 제조하기 어려운 크기의 제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단, 일본의 국내산업규격 및 정부나 협회가 정하는 기준 등에 맞는 제품인지를 검토한 시장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의 관재 및 관련부재 시장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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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후지경제연구소



Q3. 한국 등 해외기업을 신규거래처로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3.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문화를 가진 해외기업과의 교류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비상식으로 보일 수가 있다. 반면, 상대에게는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 일본에서는 비상식으로 보일 수가 있다. 신규거래처 후보와 대화가 신속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양질의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Q4. 한국제품을 지속적으로 수입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A4. 가격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우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일본에서는 제조하기 어려운 사이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품질에 있어서도, 초기에 조율이 잘 이루어진다면, 일본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에 상응하는 품질관리가 가능하다고 보인다. 담당자로서는 전반적으로 품질이 향상되고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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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한국기업과 업무를 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A5. 일본은 호렌소(보고, 연락, 상담)를 중요시합니다. 미리 보고하고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대응한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은 작업의 속도를 중시한다고 보인다. 일본측에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런 어려움은 비단 한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해외기업과 거래할 때에는 일본에서의 ‘상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로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6. 일본진출을 희망하는 한국기업에 조언을 부탁한다.

A6. 일본은 섬나라이고, 사용하는 언어도 일본어라고 하는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해외기업 입장에서는 품질이 우수한 일본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업계에 이미 자리잡은 서비스 체제 및 공급망 체제와 경합해야 하는 점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으로는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적어도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어 대응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해외기업 입장에서는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만큼 찬스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복잡한 시장환경을 잘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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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바이어 인터뷰

KOTRA 도쿄 무역관은 일본 건자재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을 위해 현지 바이어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에 응한 일본관재센터는 오바야시구미 등 일본의 주요 건설사를 포함해 약 1,000개의 거래처를 보유한 전문상사로, 건설현장의 설비공사에 사용되는 관재 제품을 폭넓게 취급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도쿄무역관이 개최한 부품소재 상담회에도 참가해 한국으로부터의 소싱을 검토했다.



Q1. 귀사 소개를 부탁한다.

A1. 일본관재센터는 배관재료 상사다. 건설설비를 중심으로 플랜트에 쓰이는 배관관련 재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사업부에서는 수입, 수출, 삼국간무역 등의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당사의 미션은 “우리는 물과 공기와 환경을 창조하는 집단으로서, 세계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싶다”이다.

Q2. 일본의 인프라 설비, 관재, 전기자재, 건자재 시장의 특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부탁한다.

A2. 일본의 건축 인프라 설비업계는 도심부의 재개발을 중심으로, 리니어 신칸센 개발, 2025년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재의 시장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해외기업에서 일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고유의 공업규격(JIS, JPI, JWWA 등)을 갖추어야 한다. 그 외에도 국가나 업계 관련단체 등이 정하는 기준이나 규격(수도협회, 가스사업법, 전기사업법, 건축기준법, 소방규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부터 존재해 온 업계 관습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일본 내에도 다방면에 걸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가 많이 있어, 제품의 서플라이 체인 면에서도 각 시장마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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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일본관재센터 담당자도 강조하듯, 일본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구매자가 요구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우리 기업과 거래 시 일본기업이 곤란해 하는 경우 중 하나가, 고객이 요구하지 않았는데 사전고지 없이 스펙을 높여서 제공하는 케이스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에 품질을 높여서 대응하면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기업 입장에서는 사전 발주한 스펙대로 납품이 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변경이 되면 클레임 요소가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편, 산업별 관련 인증을 취득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배관 관련 제품의 경우에는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JIS JWWA FESC 등의 인증을 취득해야 구매 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수도협회 인증인 JWWA 인증은 지금까지 해외기업이 취득한 사례가 없었으나, 3년 전 한국의 D사가 해외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취득에 성공했다. 그간 해외에 공장이 있는 기업의 취득이 제한되었으나,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표면적으로는 문호가 개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 들어가보면 산업별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일본시장이다. 그만큼 해외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해외기업이 공략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본고는 [닛케이신문, 후지경제연구소, 일본관재센터와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여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보고서]의 일부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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