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소경제 협력, 국내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기대

 

러시아 수소 생산능력과 한국 수소 활용기술, 협력 성과 창출 가능할 수도
한국 기업에 사할린 수소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 참여 러브콜

 

<로스아톰의 프로젝트 발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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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지난 11월 24일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한·중·러 포스트 코로나 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코로나 이후 한국, 중국, 러시아의 경제협력 방안을 살펴보고 러시아의 유망 프로젝트에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포럼의 마지막 세션은 러시아의 유망 프로젝트 발표였는데, 발표된 프로젝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였다.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접한 것은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이 포럼 준비 차 극동 러시아 유망 프로젝트를 찾으면서다.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은 ‘한·중·러 포스트 코로나 경제협력 포럼’에 소개할 유망 프로젝트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 받자 곧바로 이 프로젝트를 내밀었다. 러시아 정부에서 판단하기에 여러모로 한국 기업의 관심을 끌만한 프로젝트로 꼽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최대 가스개발 회사인 가즈프롬과 러시아 국영 원자력 개발 회사인 로스아톰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사할린 정부가 각종 행정 지원과 인프라 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이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로스아톰은 러시아에서 원자력 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면서 원자력 발전소 설계, 건설, 운영 등이 주요 사업이지만 최근 새로운 대체 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망한 에너지로 수소 에너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로스아톰이 수소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스아톰의 발표자는 수소는 가장 보편적이고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따라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있어 수소 에너지 개발과 수소 경제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로스아톰은 수소에너지가 지속가능한 개발과 목적 달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필수요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로스아톰이 수소에너지 개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가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이라고 한다. 이 클러스터는 크게 세 개의 구성요소를 포함한다.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의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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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로스아톰

 

첫 번째는 사할린 내부 에너지 보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녹색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일반 주택과 산업현장으로 보급하는 시범사업이 결합된 것이다. 로스아톰은 사할린에서 수소 경제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클러스터 구축도 탄력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할린 정부와 함께 수소 차량 제조업체, 운영기관, 엔지니어링 회사 등 잠재적인 고객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연료전지를 활용한 사할린 수소 열차 개발이다. 이를 위해 이미 작년에 사할린 정부, 러시아 철도청, 트랜스마시홀딩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 사업은 현재 기술타당성 조사 최종 단계에 있다.
두 번째는 수출형 사업으로 대규모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특히 해외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한다. 로스아톰의 발표자는 특히 한국이 주요 타깃 시장이라고 강조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세 번째는 역량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클러스터 내에 역량센터를 설립하고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고 과학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생태계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표자는 이 역량센터가 과학 교육 분야에서 한-러 간 협력 플랫폼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탈탄소화 글로벌 동향 및 러시아의 수소 에너지 개발 계획

 

<수소에너지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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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외교부 에너지과학외교과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

 

최근 탈탄소화는 글로벌 이슈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도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탄소중립이란 배출한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EU는 빠르면 2022년부터 역외 수입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탄소 중립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수소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기존 석유가스 사업과의 연계성이 높아 수소에너지 개발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수소의 주요 에너지원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이라는 점에서 러시아는 수소 생산 잠재력이 크다. 이 때문에 러시아도 수소 에너지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 10월 러시아 정부는 노바텍, 가즈프롬, 로스아톰 중심의 2024년 러시아 수소에너지 발전 로드맵을 승인했다.
러시아 최대 LNG 생산 민간기업인 노바텍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LNG 수출 거래선을 활용할 수 있어 러시아에서는 수소 생산 및 수출에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노바텍은 현재 유럽 및 아시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야말 LNG 플랜트에서 수소 생산 시범사업을 계획 중이다.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은 이미 암모니아, 메탄 등을 활용해 약 35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다각화 및 가스 사용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한편, 로스아톰은 탈탄소화 노력이 필요한 기업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한러 수소경제 협력 전망

 

지난 10월 28일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산업부는 제1차 한-러 수소협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러시아의 막대한 수소 생산자원과 우리나라의 수소 활용 기술을 결합한 수소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양국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수소경제 분야 협력 잠재력을 확인하고 수소전기차 공유서비스,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수소 생산 및 공급 협력 방안 등 실질적인 협력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수소차를 비롯해 수소 관련 기술 최첨단에 서 있다. 그러나 수소 연료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수소 기술 활용 범위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한편, 러시아는 엄청난 수소 생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소 활용 기술 저변이 넓어지지 않으면 시장의 크기가 커질 수 없다. 양국은 수소 경제에 있어 마치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한·중·러 경제협력 포럼’에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앞서 사할린 정부의 드미트리 레스넵스키 투자정책 장관은 “사할린은 연간 320억 평방미터의 가스가 채굴된다. 수소 경제의 원자재 보고다. 수소 활용 기술의 선두에 있는 한국이 사할린 인접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매력적이다.”라고 하면서 양국의 수소 경제협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사할린 정부는 이미 저탄소 발전 프로그램을 승인했다고 한다. 2025년까지는 탄소 중립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도 2025년에는 시범 수출, 2030년에는 아태지역 수소 수출기지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의 아나스타샤 나밧치코바 석유가스사업개발부 이사는 “수소 경제가 한러 협력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본고는 [극동투자수출지원청, 사할린 정부, 로스아톰, 외교부 에너지과학외교과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 산업통상자원부 등 KOTRA 블라디보스톡 무역관 자료 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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