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이스즈, 수소 트럭 공동개발 착수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자동차(FCV) 핵심 기술을 트럭에 적용
이스즈 애널리스트와의 인터뷰로 알아보는 일본 수소 트럭 연구 동향과 향후 과제

<혼다의 클라리티 FCV 차량과 이스즈자동차의 상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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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혼다자동차 홈페이지 및 이스즈자동차 홈페이지

일본 대표 승용차 메이커인 혼다자동차와 트럭 등 상용차 메이커인 이스즈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자동차(FCV, Fuel Cell Vehicle)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업무제휴를 전개하고 있다. 현지 반응을 간략히 소개하고 이스즈자동차 애널리스트 H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과제와 방향성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스즈자동차는 2020년 1월 15일, 혼다자동차와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FCV 모델인 클래리티(Clarity)를 출시하는 등 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스즈 트럭에 적용해 수소 연료전지 트럭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대형 트럭용 파워트레인 시스템과 차량제어 등의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기초기술을 공동으로 구축해 나갈 전망이다.

혼다-이스즈, 수소 트럭 공동개발 착수

이스즈자동차는 자율주행, 친환경 에너지 엔진 등으로 상용차 업계가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는 가운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 재편을 전개해왔다. 2019년 10월에는 2020년 말까지 스웨덴 볼보자동차 산하의 UD트럭을 약 2500억 엔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볼보 자동차는 특정 장소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자율주행 ‘레벨4’ 실증 실험을 유럽에서 전개하는 등 자율주행이나 자동화 등의 기술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스즈자동차는 UD트럭 매수를 계기로 볼보자동차와 기술개발 부문 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스즈자동차 본사 및 R&D연구소가 있는 후지사와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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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스즈자동차 홈페이지

여기에 더해 2020년 1월에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차세대 친환경차인 FCV 공동개발과 관련하여 혼다자동차와도 업무제휴를 맺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두 메이커는 과거에도 승용차와 상용차 각 분야의 강점을 살려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이스즈에서 승용차를 제조했던 1990년대 초에는 혼다의 ‘어코드’를 이스즈의 ‘아스카’로, 혼다의 ‘도마니’를 이스즈의 ‘제미니’로, 또한 이스즈의 ‘빅 혼’을 혼다의 ‘호라이즌’으로 OEM 공급하는 등 상호 OEM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이스즈가 승용차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양사의 OEM 관계는 지속되지 못했지만, 과거부터 쌓아 온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약 20년 만에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또 다시 전략적 파트너가 된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스즈자동차 애널리스트 H씨와의 인터뷰

KOTRA 도쿄 무역관은 지난 12월 10일 이스즈자동차 애널리스트 H씨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일본의 수소 트럭 상용화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이는 두 기업 간 업무제휴의 배경과 의미, 향후 과제와 방향성 등에 대해 현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Q1. 올해 1월 15 일에 이스즈자동차가 수소 트럭 관련 혼다 자동차와 공동 연구개발에 나설 거라는 발표가 있었다. 두 기업 간 업무제휴의 배경과 목적이 궁금하다.

A1. 구체적으로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FC, Fuel Cell)를 대형 트럭의 파워트레인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이다. 이스즈 입장에서는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혼다자동차의 FCV 기술력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고 혼다 입장에서는 자동차뿐 아니라 상용차에서도 수소 연료가 사용될 경우 수소 스테이션 등의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일본 FCV 시장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어 양사 간 협의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혼다자동차의 입장을 조금 더 설명드리면, FCV 차량인 클래리티가 출시돼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스테이션 인프라가 충분히 보급돼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트럭이나 버스 같은 업무용 상용차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일정한 주행 루트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루트에 수소 스테이션을 배치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보급할 수 있어(수소 스테이션이 한 번 배치되면 승용차와 상용차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FCV 차량 보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FCV 기술을 상용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수소 탱크를 비롯한 기간 부품 사용량도 늘어 양산에 의한 규모의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스즈자동차의 경우에는, 트럭과 버스에 대한 환경규제가 심화되고 있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차세대 친환경차인 FCV기술을 반드시 도입해야겠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두 기업은 환경 친화적이고 소음, 진동이 적은 대형 트럭 개발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전개할 방침이다.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트럭이 상용화된다면, 물류업계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걸친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 정부가 주창하는 ‘수소사회’의 조기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Q2. 연료전지 트럭 개발을 위해 현재는 이스즈와 혼다가 업무제휴에 나서고 있는데, 개발비용 저감 등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의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는지?

A2. 연료전지를 비롯해 수소 에너지의 이용 확대를 위해서는 비용측면이나 인프라 정비 등의 과제가 있다. 수소 에너지와 직접 관계되는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서도 공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Q3. HV(하이브리드자동차), PHV(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 EV(전기자동차)에 비해 FCV(연료전지자동차)의 보급이 다소 늦다는 의견도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A3. 기본적으로 HV나 PHV는 아직까지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수소야말로 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이지만, 아직까지는 보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 그 이유로 3가지를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소충전소의 부족 현상, 여타 친환경 차량에 비해 수소 차량의 가격이 아직까지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수소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등이다.


먼저, 수소 충전소 부족 현상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2020년 10월까지 일본 전국의 수소 충전소는 도시권을 중심으로 135개소가 있다. 2030년까지 900개소로 늘릴 방침에 있다. 하지만, 가솔린주유소는 전국에 약 3만 개나 있다. 단순히 숫자를 비교해도 수소 충전소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치비용의 문제도 있다. 수소 충전소 설치비용은 약 4~5억 엔으로, 가솔린주유소가 약 1~2억 엔 정도 드는 데 비해 2배 이상 높다. 충분한 수요 없이 국가의 보조금만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일본 수소 충전소 설치 현황(2020년 10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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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차세대 자동차 진흥센터

다음으로, 연료전지차량의 가격 경쟁력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혼다의 수소차량인 클래리티는 약 600만 엔(한화 약 6300만 원)이다. 도요타의 수소차량인 미라이는 740만 엔(한화 약 7750만 원)입니다. 옵션 등을 추가하면 약 700만~800만 엔이 된다. 국가 및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나오고, 도쿄의 경우 최대 305만 엔 수준이므로 보조금을 제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일반 서민이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가격대인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수소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현재 FCV 제조 메이커에서는 어느 정도의 충격에도 폭발하지 않는 수소 탱크를 설계 및 탑재하고는 있지만 일반 사용자들은 여전히 수소 및 FCV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 가령 2019년 6월 노르웨이에서 수소 충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불안감을 느끼게 되므로 수소 및 FCV의 안정성에 대한 정보 보급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Q4. 연료전지 자동차(FCV) 관련해 이스즈자동차의 서플라이어로부터의 조달정책은 어떤지 궁금하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기존 거래처에서 조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FCV 보급이 진행돼 생산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를 염두에 두고 답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A4. FCV는 승용차 OEM 메이커가 먼저 출시했고 이스즈를 비롯한 트럭 메이커들은 후발 주자로 검토하고 있다. 트럭은 물류산업을 지탱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리스크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품질이 안정될때까지는 소수의 서플라이어에 집중하여 조달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Q5. 향후 한국 서플라이어로부터의 조달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또한, 한국의 FCV관련 서플라이어가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

A5. 현재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한국의 서플라이어가 한 발 앞서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다만, 실제 채용으로 가면 일본의 OEM메이커에 어느정도 받아들여지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서플라이어 각 기업이 자사 제품을 업계 표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보고 앞으로는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서플라이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우수하다고 해도 반드시 표준이 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표준이 되기 위한 노력 과정에서 결국 시장의 인정을 받는 케이스가 많은 점을 생각하면 답변의 요지를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시사점

연료전지자동차(FCV)는 ‘수소사회’의 핵심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승용차 부문에서는 도요타의 미라이(2014년 12월 출시), 혼다의 클래리티(2016년 3월) 등이 출시돼 있지만, 상용차 부문에서는 일부 버스에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아직 양산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즈자동차와 혼다자동차의 업무제휴 협력 등을 계기로 향후 상용차 부문에서도 FCV 양산 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수소 충전소 보급, FCV 차량의 가격 경쟁력 그리고 수소 에너지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는 점 등이 과제로 언급됐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국내의 FCV 보급, 나아가 한국 메이커에서 제조한 FCV 차량을 해외에 판매할 때에도 동일하게 고려돼야 할 부분으로 우리 기업의 관심을 요한다.
아울러 이스즈자동차 애널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FCV 관련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었다. 당분간은 기존 신뢰관계가 구축된 소수 서플라이어 중심으로 조달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각각의 서플라이어가 기술개발 노력을 통해 업계 표준에 해당하는 제품을 보유하게 된다면 일본 OEM과 협력 관계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고는 [이스즈자동차 홈페이지, 혼다자동차 홈페이지,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 일본 자원에너지청, 차세대 자동차 진흥센터, 마크라인즈,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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