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국의 성장세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함에 따라 국제기구와 각국의 경제정책 수립기관들이 잠재성장률 추세의 변동 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경제의 경우 실제 성장률이 2011년 이후 연평균 3.0%에 불과하여 잠재 성장률도 종전에 추정했던 3% 중·후반 수준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GDP 수준과 이의 파생 지표인 잠재 성장률 및 GDP갭률은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경기판단의 기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를 제대로 추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통화 및 재정 등 거시경제정책의 효율적 수립 및 수행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은 인구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변화와 투자부진 및 서비스업 부문 생산성 정체 등 경제구조적 문제 등에 복합적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 저성장 장기화를 방지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기모멘텀 확보를 위한 경기대응정책과 더불어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경제 각 부문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구조개선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Ⅰ. 머리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및 우리나라의 성장세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F, OECD 등 국제기구와 다양한 경제정책 수립기관들이 잠재성장률 추세의 변동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IMF(2015), OECD(2015a)).
특히 우리 경제의 경우 성장률이 2011년 이후 연평균 3.0%에 불과하여 잠재성장률도 종전에 추정했던 3% 중·후반 수준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GDP 수준과 이의 파생 지표인 잠재성장률 및 GDP갭률은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경기판단의 기준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를 제대로 추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통화 및 재정 등 거시경제정책의 효율적 수립 및 수행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본고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Ⅱ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을 균형실질금리 추이분석을 통해 간략히 점검하였다.
Ⅲ장에서는 다양한 잠재GDP 추정방법을 간략히 소개하고 Ⅳ장에서는 동방법론을 활용하여 추정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및 GDP갭 수치를 제시하였다.
끝으로 Ⅴ장에서는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을 언급하였다.


Ⅱ.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추이 점검

1. 세계경제의 성장잠재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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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서 발표하는 전세계 GDP 전망치 및 실적치 자료에 따르면 2014년까지의 실적치는 금융위기 이전 2007년의 전망경로에 비해 GDP 수준이 지속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2000~’07년) 세계경제 및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평균 4.5%와 5.4%이었으나 금융위기 이후(2010~’14년)에는 4.0%와 3.7%로 위기 이전에 비해 각각 0.5%p와 1.7%p 감소하였다.
이러한 금융위기 이후의 성장률 둔화는 종전의 경기변동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riedman(1964)의 반등모형(plucking model)이 제시하듯 일반적인 경기변동의 경우 침체 후 반등기에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GDP 수준도 일정기간 경과 후 침체 전 경로로 회복하였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장기침체가 이어지고 회복세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반등모형이 제시하는 경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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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MF(2015)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의 성장잠재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향후 금융위기의 여파가 진정되더라도 세계의 성장잠재력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다만 성장잠재력의 둔화 양상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차이가 있어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은 선진국의 경우 향후 투자 및 총요소생산성 반등으로 잠재성장률이 금융위기 기간보다는 소폭 상승하여 V자 형태의 회복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였다.
반면 금융위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성장률 수준이 높은 신흥국의 경우에는 인구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선진국과의 격차 축소 등으로 인한 투자증가율 둔화 등에 기인하여 점진적인 성장잠재력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2.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점검


우리경제의 경우 금융위기의 영향이 주요국에 비해 크지는 않았으나 2011년 이후 실제 성장률이 연평균 3.0%에 불과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잠재성장률도 기존 연구들이 추정한 값에 비해 하락한 것이 아닌지, 그리고 향후에도 저성장 추세가 지속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본 절에서는 본격적인 잠재GDP 추정에 앞서 여러 가지 데이터와 간접적인 방식으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흐름을 개략적으로 점검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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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으로 추세와의 격차가 다시 확대되었으며 이후 동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전(2000.1/4~’07.4/4) 연평균 5.4%에서 위기 이후(2010.1/4~’15.3/4) 3.6%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실제 GDP 수준 및 성장률의 추이는 우리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났으나 이후 미국, 유로, 일본 등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가 장기화된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성장잠재력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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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실제 GDP 추세와의 비교


우리나라의 GDP 수준은 위기직후 빠른 회복으로 2011년 경 일시적으로 위기이전 추세에 근접하였으나 2012년 이후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으로 추세와의 격차가 다시 확대되었으며 이후 동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전(2000.1/4~’07.4/4) 연평균 5.4%에서 위기 이후(2010.1/4~’ 15.3/4) 3.6%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실제 GDP 수준 및 성장률의 추이는 우리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났으나 이후 미국, 유로, 일본 등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가 장기화된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성장잠재력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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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균형실질금리 추이 점검


균형실질금리의 주요 결정요인 중 하나는 장기 추세 성장률이므로 실질금리 수준의 추정을 통해 잠재성장률의 흐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본 절에서는 Summers(2014)가 제시하는 요인 중 우리경제에 적용이 적절한 네 가지 요인의 점검을 통해 최근 균형 실질금리가 하락했을 가능성을 분석해보고 실질선도 금리 시산을 통해 최근의 균형실질금리 수준에 대해 점검한다.


둘째, 실질금리는 인구증가율의 영향도 받는다.
15세이상인구와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1990년대 평균 1.7%, 1.5%에서 2000년대 1.2%, 0.7%로 각각 0.5%p, 0.8%p 하락하였다.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하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으나 향후 인구고령화가 더 진전되고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실질금리를 추가적으로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자본재 및 내구소비재 상대가격의 추세적 하락은 자본재 획득에 필요한 지출이나 차입을 줄이고 이는 투자성향의 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자본재와 내구소비재의 상대가격은 2000년 초·중반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그 이후에는 상대가격의 하락속도가 완만해졌으나 과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넷째, 기업소득대비 가계소득의 하락, 계층간 소득 양극화 확대 등 소득분포의 불균형 확대는 저축성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실질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
기업소득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가계소득은 정반대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양극화의 척도인 5분위배율은 90년대 약 4배에서 금융위기 기간 중 5~6배로 확대되었다가 위기 이후 소폭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4~5배를 넘는 수준이다.

다음으로 장기 실질선도금리의 변화를 통해 잠재성장률의 추이를 간접적으로 유추하여 보았다.
10년 및 5년 만기 실질국채금리를 이용하여 계산한 우리나라의 5년 후 만기 5년물 실질선도금리는 금융위기 이전(2000~’07년) 약 7.7% 수준에서 위기 이후(2010~’15년) 약 3.3%로 절반 이하로 하락하였다.
금리하락이 리스크 프리미엄 등의 요인에도 영향을 받고 금리수준과 성장률이 선형관계라 단정하기 힘들지만 실질선도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은 잠재성장률의 추세 하락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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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잠재GDP 추정방법


잠재GDP는 관측되지 않는 변수이므로 다양한 자료와 모형을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추정하게 된다. 본고에서는 잠재 GDP 추정을 위해 생산함수 접근법과 시 계열 분석법(HP필터링, 준구조모형)을 활용하였다.

1. 생산함수 접근법에 의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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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함수 접근법은 콥-더글러스(Cobb-Douglas) 생산함수를 이용하는데 잠재 GDP를 총요소생산성, 잠재노동, 잠재자본의 세 가지 생산요소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각 잠재요소를 추정하여 잠재 GDP를 산출한다.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율은 통계청 조사결과를 사용하였다. 15세 이상 인구는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연평균 약 1.2% 내외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 증가율 전망치는 통계청 추계인구 증가율을 활용하여 2015년 1.2%에서 점진적으로 증가율이 하락하는 경로를 전제하여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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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실업률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제활동인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연실업률은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실업률이 학력과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령층의 점진적인 학력상승도 자연실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균제경로에서의 자본서비스 증가율 전망은 기술진보를 감안한 솔로우 모형에서 도출하였다.
모형 내 균제경로에서 자본스톡 증가율은 노동 증가율과 기술진보율의 합으로 나타난다.
잠재 총요소생산성(At)은 실제 생산함수의 솔로우잔차(Solow residual)로 구해지는 실제 총요소생산성(TFP)에 HP필터링 기법을 적용하여 추출하였다.


최근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상당히 부진한데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도 나타나는 글로벌 현상이다(Conference Board(2014)).
특히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부진은 가동률과 투입노동의 활용도를 낮추어 생산성이 실제보다 낮게 추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Fernald and Wang(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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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계열 분석법에 의한 추정


잠재GDP 및 GDP갭 추정에 이용되는 HP필터, 준구조모형 등 필터링 방법은 실적치를 추세와 순환변동으로 분해하는데 있어 관측치 수준의 지속 기간이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서 필터링은 예측오차를 최소화하는 목적함수를 이용하므로 관측치의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세는 관측치의 수준에 근접하게 된다.
이러한 필터링 방법의 특징으로 인해 금융위기 이후 대외여건 등으로 추세에서 벗어나 저성장이 지속될 경우에 실적치를 추세로 인식하게 됨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필터링의 문제점은 향후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관측치가 추가됨에 따라 추세가 크게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끝단치 문제(end-point problem)와 유사하다.


본고에서는 한국은행 전망시계 이내의 경우에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를 사용하였으며, 전망 시계를 넘어서는 기간에서는 선형모형의 전망치를 사용하였다.
물론 동 방법은 끝단치의 문제를 예측의 문제로 바꾼데 지나지 않으며 예측이 수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불완전한 해결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시계 너머의 자료를 예측치로 보완함으로써 끝단치 문제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측치 생산에 다양한 정보를 반영함으로써 단순 시계열모형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계적인 필터링에 비해서 유의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Ⅳ. 잠재GDP 및 GDP갭 추정 결과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으며 금융위기 이후 더욱 낮아져 최근에는 3% 초반대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모형별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1~’05년중 4.8~5.2% 범위에서 2011~’14년중 3.2~3.4% 범위로 하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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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8년 중에는 3.0~3.2%로 이전 기간에 비해 약 0.2%p 내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은 모형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2011~’14년중 모형별 잠재성장률은 실제 평균성장률(3.0%)보다 0.2~0.4%p 높은 상황이다.
그 결과 실제GDP와 잠재GDP의 격차로 나타나는 GDP갭률이 2012년 이후부터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투입의 기여도는 2001~’05년중 0.9%p에서 2006~’10년중 0.6%p로 낮아졌다가 2011~’14년 중 0.9%p로 다시 상승하였다.


2011~’14년중 노동투입의 기여도는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 증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서비스업 취업자수 증가 등 인구구조변화 및 정부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소폭 상승하였다.
그러나 생산가능인구가 하락하는 2017년 이후에는 노동의 기여도도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로 계산되는 GDP갭률은 2015년 상반기 중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으나 모형별로 갭률이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어 GDP갭률 추정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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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맺음말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으며 금융위기 이후 더욱 낮아져 최근 3% 초반대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요소 측면에서 출산율 저하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고령화에 따라 노동력 공급이 둔화되는 한편 선진국 경제와의 격차 축소 등에 따라 투자 증가율도 둔화되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해외수요 둔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가 투자 부진을 초래하는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 및 경제불균형 확대 등 구조적 요인들이 생산요소의 효율적인 배분을 저해함으로써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잠재GDP는 본질적으로 관측되지 않는다는 속성이 있으므로 잠재GDP추정의 한계와 불확실성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근 Summers와 Bernanke 등의 추세적 침체(secular stagnation) 가능성 논의를 고려해 본다면 향후 중장기 성장률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며 본고에서 추정한 잠재GDP 및 GDP갭률 추정의 불확실성 역시 큰 것으로 판단된다.


관측 불가능한 잠재GDP를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추정함으로써 불확실성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과 더불어 각종 경기 지표와의 비교를 통해 상호 정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가계-기업 및 소득계층 간 불균형 누적은 경제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약하므로 경제적 불균형 완화를 시정하는 노력도 꾸준히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본고는 한국은행 조사국 계량모형부 강환구, 김도완, 박재현, 한진현의 발표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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