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학의 산업화가 중국의 신공정개발을 통해 본격화 되고 있다. 석탄화학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산업이지만, 제한된 조건의 소수 제품에서만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고유가 고착화로 화학제품의 대체원료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석탄화학의 대량생산 상업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석탄화학은 과도하게 큰 투자비와 다량의 물 공급,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대규모 산업화 가능성은 낮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중국은 ① 화학 소재의 낮은 자급률 ② 에너지 안보 ③ 석탄자원의 청정 활용을 통한 내륙산업 발전 필요성 등으로 정부주도의 대규모 산업화 기술개발과 시범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후 대량생산 상업 설비들이 2010년부터 점차 가동되고 수율과 품질이 개선되면서,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석탄 기반 범용플라스틱(PE,PP) 및 폴리에스터 원료(EG) 설비투자 계획들이 지방정부와 석탄, 발전 및 화학 기업 합작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물론 수조원에 이르는 투자비 부담과 중앙정부의 환경문제를 감안한 인허가 기준 강화 등을 고려할 때 발표된 프로젝트들이 모두 다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공정기술 개선의 지속과 제품 범위의 확대로, 중국에서 석탄화학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한 축이 될 가능성은 높다.
또한 중국은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세계 최대 수요국이자 두번째 큰 생산국으로,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세계 석유화학산업에도 일정 정도의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화학산업에서는 대체원료 이슈들이 지속되면서 사업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의 석유화학산업에 위협요인도 되겠지만 대체원료와 신기술이 새로운 조합을 이루면서 신사업 기회가 창출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화학기업 입장에서는 복합적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어떤 역량과 자산을 기반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를 명확하게 설정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00년대 후반 고유가 고착화 이후‘대체원료(비석유계원료)’문제는 화학산업에서 항상 중요한 이슈였다.
비석유계 원료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관련 기술개발 및 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산업의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 세계 석유화학업계가 주목하는“미국 셰일가스”이슈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록 기술혁신은 에너지 산업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에너지(천연가스)에서 함께 생산되는 석유화학 원료(에탄, 프로판)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 구도가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셰일가스”문제가 가시적으로 보이는‘주력군’이라고 한다면, “중국 석탄화학”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복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석탄화학은 선두에서 산업화를 추진하는 지역이 세계 최대 시장이자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고, 생산 가능한 제품 범위도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향후 어느정도로 커질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석탄화학에 대하여 회의적 시각도 있다. ‘석탄’자원이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와 환경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 기대감을 키웠다가 제한적 영향만 남기고 사그라든 과거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부상되고 있는 중국의 석탄화학이 과거처럼 일시적이고 부분적 이슈가 될지, 장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석유화학산업에 중요한 부분이 될지 점검해 본다.


I.석탄화학, 흥망성쇠의 역사


① 태동과 성장
석탄화학산업은 석탄을 에너지로 태워 사용하지 않고, 추출/가공하는 화학반응을 통하여 화학제품이나 다른 형태의 고급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석탄화학산업은 1735년 영국의 A. 다비가 석탄을 밀폐용기에 넣고 외부에서 고온으로 가열하여 코크스 등을 추출하는‘석탄건류’에서 시작되었다.
이 코크스를 제철산업에서 부원료로 사용하여 철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시초다.
이후 다양한 석탄화학 공정들이 개발되면서 석탄에서 콜타르나 합성가스를 얻었고 조명용가스, 염색약품 원료,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등 유기화학제품의 가장 중요한 기초원료가 되었다.

② 석유화학에 대체 (쇠퇴)
그러나 2차대전 이후 석유화학공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대량생산이 본격화 되면서, 석탄이 차지하던 유기화학 원료로서의 지위는 석유에 압도되었다.
석유화학이 석탄화학 보다 훨씬 다양한 제품의 생산이 가능하고 단순한 공정으로 투자비가 작으며 대형화/대량생산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석탄화학산업에서 생산하던 제품은 코크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석유화학제품으로 대체되었고, 중국 등 대규모 석탄 산지에서 코크스의 부산물 활용이나 일부 제품 생산으로만 명맥이 이어져 왔다.

③ 선진국의 재건 시도와 부진
석탄화학의 재건은 1,2차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원의 다양화와 안정공급을 목표로 선진국 정부 및 에너지/화학기업 주도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과거 석탄화학 공정의 재활용이 아니라 석탄의 가스화(Gasification), 액체화(Liquefaction)를 통해 에너지 또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신공정 개발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선진국의 석탄화학 재건시도는 투자 경제성에서 큰 기술혁신을 이루지 못해 세계 각지에 시범사업만 남긴 채 상업화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④ 중국 석탄화학의 부상과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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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석탄화학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00년대 후반 유가가 50달러를 상회하여 기존 석탄기반 화학제품들의 경제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석탄에서 PVC(염화비닐수지)를 생산하는 설비의 경우 2004년 생산능력 376만톤에서 2011년에는 1,632만톤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PVC는 수입의존 구조에서 자급체제가 되었으나, 환경설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소규모 설비의 난립으로 과잉설비와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국제 석탄가격까지 상승하자 경제성 마저 악화 되었다.
이런 상황은 중국의 기존 석탄화학인 요소비료와 메탄올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되었고, 2009년 중국정부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향후 투자를 제한하는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결국 과거 기술에 의존한 석탄화학은 한정된 규모와 부분적인 성장에만 머문 것이다.


II.석탄화학의 치명적 약점과 포기하기 어려운 매력


지난 30여년간 선진국과 중국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과 공정기술 발전 속에서도 석탄화학의 상업적 활성화가 이렇게 어려웠던 것은 석탄의 화학구조가 석유에 비해 매우 복잡한데다 생산지나 탄층에 따라 차이가 크고, 불순물 함유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석탄화학 공정은
① 여러 단계의 반응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투자비가 매우 크고
② 정제를 위해 다량의 물이 필요하며
③ 이산화탄소배출 등 환경오염 문제도 석유기반 보다 크다. 또한
④ 석탄화학 공정의 과도한 투자비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석탄이 저가로 장기간(20∼30년) 공급되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원료공급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제약도 큰 부담이다.
결국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석탄화학은 상업적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막대한 투자비 부담으로 상당수 공정들은 경제성을 확인할 대규모 상업공장으로 건설되지 못한 상태에 놓였다.
그러면 이렇게 답보상태에 빠진 석탄화학산업이 중국에서 다시 주목 받으며 상당 규모의 투자가 추진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중국 정부의 중요한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석탄화학의 상업화가 점점 더 필요해지는 상황에서, 자국 기술기반 상용화 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되었기 때문이다.
석탄화학산업이 특히 중국에게 절실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기초소재의 자급률 제고
산업의 근간인 기초소재 중 대표적인 것은 철강과 석유화학제품이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 철강은 수요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반면, 석유화학은 원료인 나프타의 공 급이 제한되어 있어 평균 자급률이 60-70%로 낮은 수준이다.
나프타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병산되는 제품으로서, 석유화학을 철저하게 정유와 수직계열화된 산업으로 인식하는 중국정부는 부족한 나프타를 수입하여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근본적인 소재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자국의 석탄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이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② 에너지 안보
중국에는 상당량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어 1990년대 초반까지 석유 자급이 가능했다. 그러나 석유소비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원유 공급은 제한되면서 석유수입 의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2007년 석유수입 의존도가 50%를 상회하면서 중국 정부로서는 에너지 위기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영 석유기업들은 해외 에너지 자원에 대한 공격적인 M&A 등으로 에너지 자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자국이 풍부하게 보유한 석탄으로 수입 에너지를 대체하는 산업도 매우 절실하다.

③ 내륙 균형 성장
중국 정부 입장에서 내륙지역에 맞는 산업을 발전시키는 문제는 매우 긴요한 사안이다. 고정자산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육성시킬 산업이 있어야 고용창출과 소득수준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륙의 상당수 지역이 석탄
을 비롯한 광물을 갖고 있지만, 이것을 채굴 후 연안으로 보내는 것은 일시적 경제적 효용만 있을 뿐 지속가능한 산업화와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내륙의 석탄을 기반으로 상대적 고부가 에너지 및 석유화학 산업을 키우는 것은 고용 및 연관산업 확산에도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
이상과 같이 석탄화학산업은 극복하기 어려운 약점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어떻게든 어느 정도는 육성시켜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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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상용화된 석탄화학의 종류와 발전 현황


석탄화학산업은 크게 전통 석탄화학과 현대 석탄화학으로 나눌 수 있다.
전통 석탄화학은 생산제품이 모두 화학제품이었지만 현대 석탄화학은 화학제품과 에너지(천연가스, 석유제품)를 만드는 공정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탄화학을 생산하는 최종 제품에 따라‘Coal to Chemical’과‘Coal to Energy’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전통 석탄화학은 석탄을 건류 시켜서 카바이드를 거쳐 생산하는 PVC와 가스화 시켜서 요소(비료)와 메탄올을 만드는 공정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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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석탄화학 공정은 중국의 특수성이 많이 반영되어 성장한 산업이다.
요소나 메탄올은 천연가스로부터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석탄화학 산업이 중국 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반면 현대 석탄화학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신공정은 메탄올로부터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올레핀을 만드는 공정 MTO/MTP과 합성가스에서 직접 EG를 만드는 CTMEG 공정의 상용화로부터 시작되었다.
MTO/MTP 공정은 과거 Dow나 Eastman Chemical, Sasol 같은 전통 석탄화학공정의 선두 그룹이 먼저 개발했지만, 최근 중국의 Sinopec과 일부 대학에서는 과거 공정을 개량시킨 자체 공정을 개발하여 상용화를 성공시키고 있다.
특히 CTMEG 공정은 중국의 대학에서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공정이다.
폴리에스터 섬유 원료인 EG는 중국의 자급률이 30%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CTMEG 공정은 중국에서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신규 설비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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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석탄화학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정은 합성가스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공정 CTG와 석탄이나 합성가스에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정 CTL 두가지가 대표적이다.
이 두가지 공정은 모두 선진국과 중국에서 상용화 하고 대형 시범설비가 가동되고 있지만, 과도한 투자비 부담으로 추가 설비투자 계획은 활발하지 않다.
특히 중국은 에너지 가격을 정부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내수 에너지 가격과 비교할 경우 경제성이 더욱 떨어지고, 최근에는 셰일가스 등 비전통 에너지 자원의 기술 개발이 주목 받고 있어, “Coal to Energy”의 규모 있는 산업화 여부는 아직 가시성이 낮아 보인다.
따라서 과거 중국 정부(국영기업)가 추진해온 석탄의 신공정 활용이 화학과 에너지 양 축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향후에는 화학 제품 생산으로 관심과 투자가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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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향후 성장을 결정할 핵심 변수


현 시점에서 중국의 석탄화학이 지속적으로 성장할지,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결정할 핵심 변수들을 점검하여 종합해 보면, 큰 방향에서의 전망은 가능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산업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Coal to Chemical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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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변수는 중국 정부의 정책 의지다

석탄화학산업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정책 발표를 보면 지원과 규제 정책이 양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정책 방향이 변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오산이고, 명확한 원칙을 두고 자원 투입과 기업 투자의 방향을 조절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먼저 2005년에는 석탄화학을 장려하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는 효율성 높고 환경오염을 최소화 하는 공정기술과 장비를 자국 기술 기반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직간접적 지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2010년을 넘어서면서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 어느 정도 검증 되고 산업화의 기초가 준비되었다고 판단되자, 정부정책에 의지해 온 경제성 낮고 환경 오염도가 높은 경쟁력 없는 투자를 바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발생했던 저부가 석탄화학 산업의 오류나, 지방 정부의 산업 육성 과욕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학습효과의 결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석탄화학 산업 정책은 2011년 이후 중국개발위원회(NDRC)와 공업신식화부(MIIT)에서 발표한 정책들에서 명확하게 표현되었다.
저가 원료에 의지하는 미성숙 기술의 소규모 산업화는 제한하지만, 공정기술과 설비 개선 및 장비 자급화 노력은 계속 지원하며, 석탄화학산업 육성을 통해 에너지와 소재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는 변함 없다고 재차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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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변수는 석탄화학산업의 경제성이다

비록 석탄화학산업이 중국 정부의 현안 과제에 대한 매력적 대안이더라도, 경제적인 지원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지원은 합리적 산업발전과 기술혁신 노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다양한 경험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석탄화학도 자체적인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석탄화학의 경제성은 크게 투자비와 원료가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원래 소재산업은 투자비가 큰 장치산업이지만, 석탄화학산업의 투자비는 특히 더욱 크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올레핀의 경우, 석유 기반 설비(NCC)와 비교할 때 단위 생산당 투자비가 4배 더 소요된다.
물론 공정기술의 진보에 따라 투자비는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예측하기 어렵고, 현재는 석탄 구매가격이 가장 중요한 경제성의 변수이다.
현재 정부가 장려하는 60만톤 올레핀 생산설비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비는 29억달러(180억위안)로서 이 설비를 15년간 감가상각 하면 톤당 감가상각비는 321달러이고, 석탄을 제외한 원가는 약 465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이때 중국 정부가 규정한 석탄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의 석탄 시장가(46~66$/MT) 기준으로 계산하면 석탄기반 올레핀 생산비용은 900∼1,000달러 범위이고, 최근 3년간 올레핀 평균 시장 가격인 톤당 1,226달러와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의 원가 경쟁력(투자 경제성)은 있다고 해석된다.

세번째는 석탄화학산업의 환경문제다

신공정 석탄화학은 과거 석탄화학 보다 환경문제가 많이 개선 되었지만, 여전히 석유 기반 동일 제품 생산 보다는 환경부담이 크다.
그러나 석탄 발전과 비교할 때에는 CTO 공정의 경우 CO2 배출량이 32% 감소하는 등 환경오염이 작다(China Coal Institute).
따라서 객관적으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석탄의 활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친환경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어떻게든 연안 대도시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연안에 석탄 발전소의 추가 건설은 제한 하고 소규모 노후 발전소는 점진적으로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안지역의 석탄 수요 성장이 예상보다 더욱 둔화되면서, 내륙 석탄 산지에서 석탄의 고부가, 친환경 활용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석탄화학은 발전소와 함께 운영될 때 투자비와 부산물 활용 시너지가 커서, 최근 대규모 투자는 내륙 성정부와 석탄 자원기업, 발전기업, 석유화학기업 간의 합작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공정“Coal to Chemical”은 중앙정부의 정책적 필요성과 원료가격 경제성, 내륙지방 석탄의 친환경적 활용 필요성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V. 중국의 석탄화학이 석유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석탄화학이 석유화학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중동과 미국의 천연가스 만큼 크지는 않지만, 중국이라는 특수성과 기술 측면에서 몇 가지 의미 있는 영향이 예상된다.
첫번째 양적인 측면에서는 2016년까지 중국 올레핀 생산량의 20% 정도를 차지할 전망이다.
현재 발표된 프로젝트는 워낙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행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중국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12차5개년 계획 기간(2011~2015) 중에 올레핀 생산의 20% 이상을 석탄으로 대체 하겠다는 목표를 참고할 수 있다. 2015년 중국 올레핀 생산의 20%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약 950만톤의 생산능력이 필요한데, 이중 180만톤은 이미 가동 중이기 때문에 770만톤의 설비가 추가 완공되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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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계획 차질을 감안하여 2016년까지 이정도 설비가 완공 되는 것으로 가정하면, 2016년까지 중국의 올레핀 생산능력 증가에서 석탄화학 설비 증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이것을 세계로 확장시키면 동기간 세계생산능력 증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서, 의미 있는 규모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 질적인 측면에서는 생산제품 범위의 확산 가능성이다. 중동과 미국의 천연가스 기반 투자 집중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는 석유화학제품을 석탄화학에서 보완할 수 있다.
천연가스 기반 석유화학설비는 구조적으로 에틸렌 외의 기초유분 생산량은 매우 작다. 이에 따라 프로필렌과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생산능력은 중장기적으로 다소간의 공급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석탄화학 기반 프로필렌 설비(MTP) 증설로 프로필렌의 공급 부족은 일정 정도 보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석탄 기반 BTX 생산도 상용화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두개의 석탄기반 BTX 시범설비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하나는 Huadian Yuheng Coal Chemical Company가 Tsinghua 대학에서 개발한 공정으로 건설한 1만톤 규모의 파일럿 설비이고, 또하나는 Sinopec이 자체 개발 공정으로 건설한 20만톤 규모의 상업 설비이다.
두개의 설비 모두 상용화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데, 제품 수율을 어느정도 높일 수 있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석탄 기반 BTX 설비는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석탄화학 시범공장 중 가장 관심을 표명하는 분야로 점진적인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외 화학기업들은 천연가스, 석탄, 바이오 등 대체원료 사업들의 성장 속도와 방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가스 기반 석유화학 사업의 성장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산업 성장구도 변화 과정도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구도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감을 조성하지만, 다양한 사업기회도 창출하기 때문이다.
중국 신공정 석탄화학 초기에 참여한 Dow Chemical이나, 혁신적 기술로 석탄기반 에탄올 공장을 연안에 건설하는 Celanese 등이 신사업 기회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이다.


대체원료의 부상은 화학기업들의 성장 전략에서 복잡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키우는 부담으로 볼 수 있지만, 다양한 원료와 기술이 새로운 조합을 만들면서 성장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화학기업 입장에서는 복합적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어떤 역량과 자산을 기반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를 명확하게 설정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본고는 LG경제연구원 임지수 연구위원의 발표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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