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적인 유효 수요 부족으로 수출 경기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수출 회복이 없이는 성장률이 높아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향후 수출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희망 요인을 찾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6년 수출 회복의 다섯 가지 희망 요인

첫째, (세계 경제 회복 기조 진입) 세계 경제는 2016년에 확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 예상되며 세계 교역증가율 역시 회복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IMF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4년 3.4%에서 2015년 3.1%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2016년 주요 선진국 경기의 회복 기조로 3.6%로 높아질 예상이다.
이에 따라 세계 교역증가율은 신흥개도국 수입 수요증가와 선진국 수출입 회복 등으로 2016년에는 4%대 초반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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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국 경제의 선도력 강화) 미국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성장률 상승은 한국 수출 증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완연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수요가 확장되면서 수입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의 對미국 직접수출 뿐만 아니라 우회 경로를 통한 간접수출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0.2%p 높은 2.8%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로 인한 한국의 총수출증가율의 추가 상승효과는 0.4%p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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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중국 경제의 연착륙에 따르는 대중 수출 개선) 중국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경착륙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 주도형 성장 전략이 한국산 소비재 수출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소득 증가와 소비 주도형 성장 전략이 진행되면서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등 소비재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류 확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에서 한류 기반 소비재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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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한·중 FTA 발효에 따르는 중국 시장 진출 확대)
한·중 FTA 발효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의 대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FTA 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와 중국은 FTA 발효 후 20년 이내에 전체 교역품목 중 약 90%의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 내 일부 서비스 시장의 개방 조항이 포함됨에 따라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확대될 것이다.
이로 인해 사업 활동 확장에 필요한 장비 및 자재 등 상품수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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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시아 신흥 시장과의 교역 증대) 인도와 베트남 등 잠재 구매력이 높고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아시아 신흥 시장과의 교역 증대가 기대된다.
이들 국가들은 2016년에 소비와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한국의 對인도 및 對ASEAN 수출은 유가 하락 및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인도 및 ASEAN의 수입 수요 확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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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증가의 경제적 파급 영향 이와 같은 수출 희망 요인이 현실화 될 경우, 올해 수출은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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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총 수출증가율이 1%p 추가 상승할 경우 직·간접적인 파급 경로를 통해 경제 전체에 생산유발액 16.1조 원, 부가가치유발액 3.2조 원, 고용 3.9만 명이 추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총수출증가율의 1%p 추가 상승은 최종적으로 경제성장률을 0.2%p 높이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별 부가가치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제조업 내에서는 총수출증가율이 1%p 추가 상승할 경우 반도체(부가가치 0.77%p↑), 선박(0.77%p↑), IT(반도체 제외, 0.63%p↑) 등에서 부가가치유발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비제조업내에서는 해운업이 가장 높은 부가가치유발효과(0.75%p↑)를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수출 전망과 주요 이슈

(전망) 2016년 수출은 중국의 수출 둔화 지속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 등의 요인으로 증가세로 반등할 전망이다.
2016년 한국 수출은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전년도 침체에 대한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연간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 3.2%에서 하반기에 4.6%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상저하고의 경기 추세가 전망된다.
(이슈) 2016년 한국 수출경기 회복세 강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걸림돌(다섯 가지 패러독스)을 살펴보면,

첫째, (세계 경제 회복의 역설) 세계 경제는 완만하게 개선되나, 그 개선세가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져 신흥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경기 회복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


2016년 세계 경기는 선진국의 회복세와 신흥국의 둔화로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 격차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 수출 의존도가 2015년 58.2%에 달하는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

둘째, (저유가의 역설) 저유가에 따른 가격 하락은 해외 실질 구매력을 높여 수출 물량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될 수도 있으나, 대외 수요 절대 부족 현상으로 수출경기 회복에 큰 도움은 못 될 수도 있다.
2015년에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단가 하락으로 수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었다.

2016년에도 배럴당 40~50달러대의 저유가가 지속될 전망이나, 대외 수요여건의 부진이 저유가의 구매력 증가 효과를 상쇄하고 있어 수출 물량 개선 효과는 제약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원화 약세의 역설) 주요 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경쟁국 통화 약세도 동반되어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2016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가 올해보다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로화, 엔화 등 경쟁국 통화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의 수출 가격 경쟁력 개선은 과거와 달리 크지 않을 것이다.


넷째, (한·일간 가격 경쟁력의 역설) 한국이 일본 제품에 대해 가지는 전통적인 가격경쟁력이 엔저로 인해 일본 제품의 상대적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2012년 10월 이후 기준선 100p를 상회하며 원화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반면 엔저로 일본 제품의 수출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한국과의 가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일본 대비 한국의 가격 우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섯째, (한·중간 안행형 모델의 역설) 중국산 제품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기술·고부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한·중간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국제 분업 질서인‘안행형(雁行型) 성장 모델 (flying geese model)’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2014년 기준 1.4년까지 축소되면서 중국 대비 한국의 기술 우위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제품은 고위 및 중위 기술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중국 고위기술 품목의 對한국 수입침투율은 2005년 11.1%에서 2013년 15.5%로 급증했다.
반면, 한국산 제품은 특히 고위 기술군에서 對중국 수입침투율이 동기간 10.1%에서 8.2%로 하락하며 경쟁 우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사점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인 수출 경기를 확고한 회복 국면으로 진입시키기 위하여
첫째, 무엇보다도 부정적인 대외여건에 매몰되지 말고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하고 수출 경기를 제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확고한 의지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 디커플링에 대응해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생산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사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해 저유가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넷째,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화 가치의 급변동을 방지해야 한다.
다섯째, 엔화 약세에 대응해 수출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 및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여섯째, 중국의 산업 재편 및 기술 추격에 대비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
이러한 희망 요인을 적극 활용한다면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인 수출 경기를 확고한 회복 국면으로 진입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세계 경제 반등과 교역 증가율 회복을 활용하기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이를 수출 경기 회복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셋째, 중국의 소비재 공략을 위한 맞춤형 진출 전략이 필요하고, 소재·부품 산업의 고기술·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중간재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넷째, 한·중FTA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주력 산업의 첨단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및 고부가가치 신산업 발굴이 필요하다.
다섯째, 아시아 신흥국 개별 시장에 맞는 진출 전략을 구축하는 한편 국가별 리스크 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및 사전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

* 본고는 현대경제연구원은‘경제주평’발표자료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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